샤갤러리는 오는 8월 20일부터 9월 26일까지 정창훈의 초대전 〈A Moment in Time, 80’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시기의 조각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와 깊이있는 예술 철학을 다시금 조명한다.

정창훈의 작업세계는 삶과 사람,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성찰에서 출발한다. 그는 어린 시절 밤하늘을 바라보던 순수한 시선에서 시작해, 우주와 바람, 새와 곤충, 돌과 물 등 자연물에 깃든 생명력을 섬세하게 형상화해왔다. 그의 조각은 단지 자연을 모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과 인간, 예술이 어우러진 조화로운 세계를 구현하며, 오랜 시간의 관찰과 사유를 통해 삶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품는다.

정창훈의 조형은 단순한 인간 형상을 넘어서, ‘비상’의 자세를 통해 자유롭고 유동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을 상상하게 한다. 이는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에서 나아가, 자연 그 자체가 되기를 염원하는 근원적인 바람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하늘과 구름 사이에서 마주치는 신비로운 순간과 이상세계와의 우연한 조우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바람의 존재를 감각하는 찰나와 자유에 대한 갈망은 그의 조형 언어 안에서 실감나는 형상으로 재현된다.

이러한 조각 작업은 인간의 희로애락과 자연의 유기적 흐름을 춤을 추는 듯한 형상으로 표현되며, 감상자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자유롭게 투영할 수 있도록 여백의 미학을 남긴다. 이는 관람객이 현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내면의 순수한 감각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하며, 작가가 탐구하는 초월적 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창훈에게 조형예술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서, 우울을 치유하고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에게 조각은 감각적인 것에 생명을 부여하는 행위이며, 조각의 본질은 감각적 가치와 애정에 있다. 그의 삼차원 조형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대상이 아닌, 촉각과 감성을 자극하는 감동의 매개체로 작용한다.

정창훈은 관람자가 작품을 보며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길 바란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조형물이 지닌 감각적 매력과 따뜻한 정서가 진심으로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의 작품에 깃든 애정과 진심은 감상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며, 예술에 대한 깊은 애착은 결국 삶을 진정으로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정창훈 작가의 진솔한 내면의 울림과 예술을 통한 치유의 여정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만의 감각과 감정을 다시금 들여다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